글로벌

제임스 본드의 'Q'가 MI6 실제 수장으로... 109년 만에 첫 여성 국장 파격 임명

2025-06-16 14:30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영국의 해외 정보기관 MI6(비밀정보국, SIS) 역사상 최초로 여성을 국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1909년 설립된 이래 100년이 넘는 기관 역사에서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CNN이 15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블레이즈 메트레웰리가 올해 하반기 중 MI6의 새로운 국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메트레웰리는 현재 정보국 내에서 기술 및 혁신 팀을 총괄하고 있으며, 제임스 본드 영화 시리즈에서 첨단 기술과 장비를 담당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Q(큐)'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17년에 이미 MI6의 'Q' 포지션이 여성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바 있지만, 당시에는 메트레웰리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그녀는 첨단 기술 부서를 넘어 전체 조직의 수장으로 승진하게 되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인사를 발표하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식 성명을 통해 "메트레웰리가 우리 국가를 방어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탁월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이에 메트레웰리는 "MI6의 지휘를 맡게 되어 자랑스럽고 영광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MI6는 MI5, GCHQ(정부통신본부)와 함께 영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해외에서 영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MI6의 용감한 장교 및 요원들과 함께, 그리고 수많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이러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메트레웰리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녀는 명문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99년에 경찰에 입사했다. 이후 영국의 두 주요 정보기관인 MI6(해외정보기관)와 MI5(국내 보안 및 방첩기관) 모두에서 국장급 직책을 역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MI6 내에서 'Q 섹션'으로 알려진 기술 및 혁신 부서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적이었던 영국 정보기관에서 성별 다양성이 확대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비밀요원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이미지로 대중에게 알려진 MI6가 이제 여성 리더십 아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메트레웰리의 임명은 영국 정보기관의 현대화와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그녀가 기술 및 혁신 부서를 이끌어온 경험은 사이버 보안과 디지털 정보 수집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현대 정보전에서 MI6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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