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

임시완 '미생' 장그레 넘었다... '오징어게임3'서 이정재마저 압도한 연기력 '극찬'

2025-06-30 12:04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게임' 시즌3에서 가장 돋보인 배우는 단연 임시완과 노재원이다. 두 배우는 각각 성장하는 인물과 악역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리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임시완이 연기한 명기는 시즌2와 시즌3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시즌2에서 명기는 코인 투자 방송을 하다 잘못된 정보로 자신뿐 아니라 구독자들까지 거액의 손해를 입게 만든 무책임한 유튜버였다. 임신한 여자친구 준희(조유리 분)마저 큰 손실을 보았지만, 그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잠수를 택했다.

 

그러나 시즌3에서 명기는 준희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임을 알게 되면서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임시완은 이러한 명기의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시즌2에서 선과 악의 경계에 있던 인물을 연기하며 시즌3에서 양심을 회복하고 인간성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특히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임시완은 이정재가 연기한 기훈과의 치열한 연기 대결에서 한 치도 밀리지 않는 놀라운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2014년 '미생'의 장그레 이후 그의 또 다른 인생 캐릭터로 평가받기에 충분했으며, 배우로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노재원이 연기한 남규는 명기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시즌3에서 남규는 죄책감 없이 참가자들을 살해하며, 마약 복용으로 인해 도덕적 관념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 최승현이 연기한 타노스가 명기에게 죽임을 당한 후 생긴 빌런의 공백을 남규가 완벽하게 메우면서 극에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노재원의 연기는 특히 칼을 들고 골목을 헤매는 장면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맹수가 먹잇감을 쫓는 듯한 희번덕거리는 눈빛과 약에 취해 이성을 상실한 표정을 오가며 독특한 아우라를 만들어냈다. 명기가 참가자를 제거한 후 피에 물든 칼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남규는 이런 상황을 즐기며 "죽을 때 사람 눈빛이 쓱하고 사라진다"는 소름 돋는 대사로 살인의 순간을 묘사한다. 노재원은 '오징어게임'이 가진 잔혹성을 이번 시즌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노재원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 때문이다. '살인자ㅇ난감'(2023)에서 리벤지 포르노에 희생된 여성을 농락하는 지질한 캐릭터부터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2024)에서 독특한 대사 톤과 발성으로 해맑고 따뜻한 성품의 경찰 역할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왔다. 이번 '오징어게임' 시즌3을 통해 그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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