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12월부터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의 의료사고 배상보험료를 대폭 지원하는 파격적인 제도를 전격 시행한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의료인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어 온 필수의료 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의료진들이 의료행위에 대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덜고 오직 환자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핵심 정책이다. 그동안 필수의료 분야는 생명과 직결되는 고난도 진료가 많고, 예측 불가능한 응급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아 의료사고 발생 시 천문학적인 배상액에 대한 부담이 의료인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해왔다. 이러한 부담은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젊은 의사들이 해당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며, 이는 결국 국민들의 필수의료 접근성 저하와 의료 서비스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정부는 이번 직접적인 보험료 지원을 통해 의료인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필수의료 서비스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원 사업은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와 전공의를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설계되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특히, 고위험 진료가 빈번한 전문의들을 위해서는 의료사고 배상액 중 3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최대 10억원 한도)을 보장하는 배상보험에 대해 정부가 보험료의 75%를 지원한다. 이는 전문의 1인당 연간 약 150만원 수준의 재정적 지원에 해당하며, 특히 분만 실적이 있는 의원급 및 병원급 산부인과 전문의와 병원급 소아외과 계열 전문의가 주요 지원 대상이다. 산부인과의 경우 분만 과정에서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동시에 걸려 있어 예측 불가능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소아외과는 미성숙한 환자를 다루는 특성상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처치가 요구되어 사고 위험이 높다. 정부는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해당 분야 전문의들이 의료사고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소신껏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필수의료 전문 인력의 이탈을 막고 숙련된 의료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곧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전문적인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

 

미래 필수의료의 주역이 될 전공의들을 위한 지원 또한 구체적으로 마련되었다. 전공의 대상 배상보험은 5천만원을 초과하는 의료사고 배상액(최대 2억5천만원 한도)을 보장하며, 정부가 보험료의 절반인 50%를 부담한다. 이는 전공의 1인당 연간 약 25만원의 지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 필수의료 핵심 8개 분야의 레지던트들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 전공의는 수련 과정에서 다양한 의료행위를 경험하며 필수의료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인력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약 5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신속한 제도 안착을 위해 10월 27일부터 11월 11일까지 15일간 사업에 참여할 보험사를 공모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신청서를 접수받아 심사를 거쳐 12월부터 보험계약 효력이 발생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관련 세부 사항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및 보건복지부 누리집에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어, 투명하고 효율적인 사업 진행이 기대된다.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 지원을 시작으로 의료사고에 특화된 배상체계를 마련하고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위한 제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하며 이번 정책의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제시했다. 이번 지원 사업은 단순히 의료진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필수의료 분야의 고질적인 인력난과 의료사고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의료사고의 위험이 높은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의료진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젊은 의사들이 해당 분야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유입될 수 있는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필수의료 서비스를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신뢰받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