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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불 주름, 뇌 손상 알리는 '경고등'이었다
귓불에 비스듬히 파인 주름이 단순한 노화의 흔적이 아니라, 뇌혈관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 주름이 뇌 속 미세혈관의 손상 정도와 비례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며, 조기 진단 및 예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과거 '프랭크 징후'로 불리던 이 귓불 주름은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서 자주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없어 의학적 신뢰도가 높지 않았다. 연구자에 따라 육안 판독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뇌 MRI 영상에서 주름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분석의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과학적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하기 위해 유전적 요인으로 뇌혈관 질환을 앓는 '카다실' 환자군에 주목했다. 다른 환경적, 복합적 요인을 배제하고 귓불 주름과 혈관 손상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파악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카다실 환자에게서 귓불 주름이 나타날 확률은 일반인보다 4.2배나 높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질환을 앓는 환자 중에서도 귓불 주름의 유무에 따라 뇌 손상 정도에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주름이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에 비해 뇌 조직이 하얗게 변성되는 '뇌백질변성'의 부피가 약 1.7배 더 컸다. 이는 귓불 주름이 뇌 손상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지표임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다.

귓불 주름과 뇌 손상 정도의 비례 관계 또한 뚜렷하게 확인됐다. 뇌 손상 정도에 따라 환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자, 손상이 심한 그룹일수록 귓불 주름의 발견율이 37.0%에서 66.7%, 최고 74.1%까지 순차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주름의 존재가 뇌혈관 질환의 중증도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귓불 주름이 단순 노화 현상이 아닌, 뇌소혈관의 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과학적 지표임을 입증했다. 따라서 고혈압, 동맥경화 등 기존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귓불에서 주름을 발견했다면, 이를 추가적인 경고 신호로 인지하고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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